사진으로 들려주는 ‘우리 균도’ 이야기

제5회 온빛사진상 수상자 하상윤 씨와 사진의 주인공 이균도, 이진섭 씨 부자. (왼쪽부터)

추운 겨울, 우리 마음 한 켠에 따뜻함을 전해줄 특별한 전시회가 지난 1월 5일부터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갤러리에서 열렸다. ‘우리 균도’. 사진작가들이 제정해 다큐멘터리 사진가에게 주는 ‘온빛사진상’ 제5회 수상작이다. 수상자 하상윤 씨(세계일보 사진부 기자)는 원자력 발전소 인근 지역에서 발달장애를 갖고 태어난 스물 네 살의 청년 균도와 아버지 이진섭 씨의 일상을 사진에 담았다.
“고리 원자력 발전소에서 3km 떨어진 곳에 살던 이진섭 씨는 직장암을, 아내 박금선 씨는 갑상선암을 앓고 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균도는 발달장애 1급의 자폐아입니다. 취재하면서 원전 근처 지역의 암 환자 비율이 일반 지역보다 1.8배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상윤 씨는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디딘 새내기 사진 기자다. 그렇지만 미주 한국일보 인턴시절 그가 찍은 사진이 1면에 실렸고, 한겨레신문사에서 ‘이달의 사진가’로 선정되는 등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의 카메라는 위안부 할머니, 사라져가는 대장장이 등 우리 주변의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다. 작품은 차분하고 담담하지만, 메시지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

서울 종로의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 제5회 온빛사진상 사진전 ‘우리 균도’
균도 군의 아버지 이진섭 씨는 사진전 내내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을 맞이했다.
균도 군의 아버지 이진섭 씨는 사진전 내내 자리를 지키며 관객들을 맞이했다.
‘우리 균도’ 사진전 작품. 아버지와 아들은 종일 함께 한다. 균도 군은 지난해 과잉 행동을 이유로 복지관에서 쫓겨났다.
‘우리 균도’ 사진전 작품. 부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잡고 입을 맞춘다. 방파제 뒤로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이 보인다.
‘우리 균도’ 사진전 작품. 부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손을 잡고 입을 맞춘다. 방파제 뒤로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이 보인다.

“균도 부자와 함께하며, 대장간 장인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제가 본 모든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사람을 향한 사랑, 관심, 희망을 놓지 않겠습니다.”
하상윤 씨는 대산농업전문언론장학생이기도 하다. 농촌 현장을 보고 배우며 농업·농촌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는 그는 첫 칼럼으로 ‘농촌’을 다루고 싶다고 했다. 그가 앞으로 이야기할 다양한 삶의 모습 가운데 우리 농업과 농촌의 소중한 이야기도 또렷하게 담기기를 기대한다.

김병훈 / 사진 제공 하상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