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의 아름다움에 공감한다면 꼭 알아야 할 한 가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의 알프스 산맥과 이어진 독일 바이에른 주 알고이 지방 미탁산지Mittagbahn. 리프트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황홀하다. 붉은빛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랫마을 모습과 멀어질수록 초록색 초원 위에 노란 미나리아재비가 어우러지고, 그 풍경과 어울리는 예쁜 집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마침내 정상. 눈앞에 하얀 알프스 산맥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가로질러 올라왔던 산을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다 보면, 오랜 역사가 있을 듯 고풍스러운 푸른 초원 위의 집을 만나게 된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 한잔, 따뜻한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이곳은, 산 아래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혹은 걸어서 산을 오른 사람들에게 더할 수 없는 휴식이 된다.

이곳의 정체는, 바로 농가다. 지천으로 깔린 초지는 소의 밥이며 생명이다. 농부는 이 초지의 풀로 키운 소가 만들어낸 우유로 정성을 다해 치즈를 만든다. 그리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치즈를 팔면서 농부의 삶을 이어간다.

아름다운 문화경관을 유지하는 알프스의 비결은 바로 농업이다.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모여드는 알프스의 농촌. 관광객을 위한 리프트도 연중 가동한다.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서, 스테파네트가 딸랑딸랑 종소리를 울리며 노새를 타고 목동에게 보름치 식량을 갖다 주기 위해 산으로 올라오는 장면이 있는데, 실제로 5월 말이 되면 산악지대의 목동은 소를 몰고 산으로 올라가 4개월을 산다. 마을의 초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농업이 알프스의 아름다운 문화경관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농민이 농업을 하지 않으면 덤불이 무성해져 아름다운 알프스의 경관이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농업이 가진 ‘다원적 기능’ 중 하나다.

산 정상에 있는 농가에서는 풀을 먹여 소를 키우고 우유로 질 좋은 ‘산악치즈’를 생산한다.

 독일 정부는 2차 대전 이후 빠른 속도로 나라를 재건했다. 그렇게  다시 부를 찾은 독일이 가장 먼저 힘을 쏟았던 것은 다름아닌 농업이고, 농업과 농촌의 중요성을 국민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왔다.  독일 국민은 농업과 농촌이 불쌍해서 돕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기 위해 농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의 모든 농부는 힘들다. 독일 농민도 자신이 ‘뼛골 빠지게’ 농사를 짓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계속 농부이길 원한다. 더욱이 자식이 농업을 잇는 것을 가장 큰 자랑으로 여긴다. 그리고 농촌은 다른 산업이 아닌, 농업으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농업과 농촌, 농민을 지탱하는 힘은 바로, 국민에게서 온다.

글 · 사진 / 신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