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는 넘치지만 안전한 먹거리를 찾기는 어려운 때, 안전한 먹을거리와 건강한 삶에 대한 해답을 주는 특별한 1박 2일이 전남 담양 친환경농업교육원에서 펼쳐졌다. 바로 ‘안전한 밥상만들기’다.
2013년 여름, 도시 소비자와 농민이 함께 지속가능한 삶을 공감하며 건강한 시너지를 만들어 낸
‘안전한 밥상 만들기’ 그 현장의 이야기를 전한다.
엄마가 해 준 밥보다 더 맛있어요!
서울에서 4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전남 담양 친환경농업교육원. 참가자들의 배꼽시계가 정확히 울린다. 그때 눈앞에 펼쳐지는 특별한 밥상. 유기농 재료로 정성스레 만들어진 건강하고 안전한 밥상이다. 처음 보는 두릅나물 장아찌며, 직접 쑤어 만든 도토리묵, 묵은 김치, 밭에서 갓 수확한 쌈 채소들이 한가득 이다. 어린이들은 햄과 소시지가 없는 밥상에 얼굴을 찌푸린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 숟가락을 먹고, 또 한 숟가락을 먹고 그렇게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운다. 그리고는 하는 말. “엄마가 해 준 밥보다 더 맛있어요!”
당신의 식탁, 안전한가요?
자연의 속도로 자라는 제철 농산물이 가득한 농장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쑥갓, 생채, 셀러리, 케일 등 다양한 쌈 채소를 재배한다. 화학비료 대신 깻묵, 생선, 한약재 등으로 직접 만든 액비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농약 대신 해충유인기를 활용하여 병해충을 예방한다. “좋은 음식이 좋은 농업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배웠어요.”(서혜정, 여,36), “소비자를 위해 건강한 먹거리를 정성껏 길러 내는 농민들에게 감사해요.(이희정, 여, 41)”라며 현장체험 소감을 밝혔다.
“농민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길러낼 수밖에 없어요.” 김상식 두리농원 대표의 말이다. 성장호르몬제, 제초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한 농업을 지키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드는 것은 농민뿐만 아니라, 자연의 속도대로 자란건강한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몫이기도 하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
안전한 밥상 만들기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명사특강 ‘똑똑하게 먹는 법’은 명사마다 특색 있는 강의로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은진 원광대학교 교수의 강의에서는 식품첨가물, 유전자재조합식품(GMO) 등 현대사회 먹을거리문제에 대한 내용이 펼쳐졌다. “방부제. 처음에 사람들은 뭔지 잘 몰랐죠. 하지만 소비자들이 똑똑해지고, 방부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자 기업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용어를 바꾸었죠.” 지금 가공 식품들에는 ‘방부제’하는 용어 대신 ‘보존제, 소르빈산나트륨’이라는 말이 쓰인다.
임락경 전 정농회 회장은 우리 몸의 질병과 음식의 연관성을 설명하면서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흥부처럼 먹으라고 주문했다. “구분이 헷갈리면 어떻게 하느냐. 흥부음식, 놀부음식으로 판단을 하는거죠. 돼지고기는? 놀부음식. 시금치 나물은? 흥부음식. 어때요? 쉽죠?”
김성훈 환경정의 이사장은 “땅과 흙을 살리는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소비자들이 매 끼니 30%정도만 유기농산물로 바꾸어도 건강과 환경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똑똑하게 먹는 법’의 해답을 한 문장으로 전했다.
“You are what you eat!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입니다.)”
넓은 한옥과 잔디 마당, 전통문화체험과 지역문화탐방…. 몸도 마음도 힐링
고즈넉한 저녁 시간에는 한옥으로 둘러싸인 야외 마당에 자그마한 무대가 마련되었다. 그 위에서 펼쳐지는 우리 소리, 우리 춤 공연을 통해 우리 전통 문화의 멋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담양의 명소인 소쇄원과 창평 슬로시티탐방, 한지로 손거울 만들기, 유기농 장아찌 만들기 등 다채로운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몸도 마음도 쉬는 시간을 보냈다.
소비자와 농민의 건강한 시너지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생산자를 만나는 것이 참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로서 좋은 생산자
를 알고 만나게 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배은영, 여, 45)”
1박 2일 동안 안전한 밥상 만들기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유기농’ 그리고 ‘밥상’.
이번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유기농’은 화학비료를 안 쓰는 것만 의미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우리를 살게 하는 하나의 삶의 방식임을 알았다. 그리고 이 ‘유기농’은 농민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도 함께 할 때 가능하다는 것을 공감했다.
“정들라~하면 이렇게 1박 2일이 끝나버려요. 하지만 오늘이 끝이 아니라 오늘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행사를 인연으로 앞으로 농촌을 지속해서 찾아주실거라고 믿어요.”
전남 친환경농업교육원 김민자 원장의 마지막 인사는 끝이 아닌, 시작을 강조한다.
농업과 농촌의 건강한 지지 세력을 확산하기 위한 행사 ‘안전한 밥상 만들기’는 8월 24일부터 9월29일까지 4차례 더 실시한다.
글·김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