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자긍심, 대산농촌상의 제33회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 농업경영 부문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
• 농촌발전 부문 박윤재 유기농생태마을신안정 대표
• 농업공직 부문 이영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농업경영 부문과 농촌발전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 상금 5000만 원, 농업공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 원이 부상으로 수여된다. 제33회 대산농촌상 시상식은 10월 23일(수) 엘타워 5층 오르체홀(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 대산농촌상은 교보생명과 대산농촌재단의 창립자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으로 1991년 제정하여 농업경영, 농촌발전, 농업공직 등 총 3개 부문에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인정받는 대산농촌상 역대 수상자는 총 138명(1992~2024, 단체 포함)에 이른다.
| 농업경영
멸종위기 토종벌 지킴이,
농업의 가치를 드높이다
김대립 청토청꿀 대표
– 인공 분봉 기술 개발로 토종벌 산업 발전
– 토종꿀 차별화, 지역민과 함께하는 경관 농업 활성화
김대립 대표는 충북 청주시에서 삼대째 토종벌을 사육하면서 벌의 생태와 특성에 맞춘 양봉(養蜂) 기술을 개발, 전파하여 멸종 위기 토종벌의 복원과 상용화에 크게 이바지하는 한편, 고품질 토종꿀 생산과 경관 농업을 결합한 지속 가능한 농업경영 모델을 제시했다.
김대립 대표는 토종벌 특성에 맞춰 인공 분봉 방법과 다기능 벌통을 개발하고 사육기술을 정립하여 전국 7000여 농가에 보급했다. 2010년, 벌 유충에서 발생하는 낭충봉아부패병이 전국에 창궐해 토종벌 90% 이상이 폐사하자, 김 대표는 개조 벌통 개발과 애벌레 산란 조절 등 감염 차단기술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았고, 우수여왕벌 대량생산 기술을 보급하는 한편, 3년간 섬에 머물며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한라벌, 농촌진흥청 육종) 증식에 헌신하여 토종벌 산업 복원에 크게 기여했다.
김대립 대표는 토종꿀이 꽃꿀과 화분, 로열젤리, 밀랍 등이 혼합되어 특유의 향미를 지니는 특성을 살릴 수 있다는 데 착안해 계절별로 다른 꽃에서 채취한 꿀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세로 벌통을 제작하고, 층 무늬가 살아 있는 ‘무지개꿀’을 생산하여 농가 소득을 증대하며 토종벌 산업의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또한, 지역주민과 함께 청주시 추정리 일대 4ha 규모로 밀원(蜜源, 꿀을 빨아오는 원천) 단지를 조성해 품질 높은 꿀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한편, 계절마다 다채롭게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함으로써 농업이 지닌 다원적 가치를 확장했다. 나아가 매년 토종꿀 메밀꽃 축제를 개최하여 관광자원 활성화와 지역 농산물 판로 확보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세계 100대 작물 중 70% 이상이 벌의 수분으로 생산되는 만큼, 벌은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존재다. 전 세계적으로 벌의 수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대립 대표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독자적인 기술로 토종벌 산업을 발전시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 농업의 가치를 높이는 지속 가능한 농업경영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농촌발전
협력과 연대, 섬김의 리더십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이끌다
박윤재 유기농생태마을신안정 대표
– 친환경농업 확산을 통한 생태농업 가치 전파
– 마을, 학교, 행정이 연대하는 지역공동체 활성화
박윤재 대표는 유기농생태마을과 친환경농업단지 조성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실천 모델을 제시하는 한편, 마을이 학교와 지역사회, 도시민과 함께하는 농촌공동체 활성화의 중심이 되도록 이끌었다.
박윤재 대표는 2000년대 초부터 왕우렁이를 활용한 유기농 벼농사를 시작한 후 친환경농업 확산에 헌신해왔다.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내 12개 마을을 다니며 꾸준히 농민들을 설득하고, 친환경 벼 재배법을 교육하여 500ha(’18)에 가까운 친환경농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120여 농가가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동참하는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을 주도적으로 이끄는 등 경제적 이익 창출이 목표가 아니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소신으로 자연환경과 생태계 보전에 매진해왔다. 이러한 노력으로 메뚜기와 미꾸라지, 토하(새뱅이), 투구새우, 반딧불이 등 다양한 생물이 논과 하천에 되돌아왔으며, 2015년 ‘토하잡기 행사’를 시작으로 지역주민과 학생, 도시 소비자가 함께하는 ‘유기농&토하축제’를 개최하여 친환경농업으로 생태를 복원하고 농촌과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확산했다.
또한, 마을과 학교가 연대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했다. 특히 영암군 학산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 농민이 함께하는 ‘유기농 벼농사 한살이 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유기농업의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전인적 성장 교육으로 정규교과과정으로 자리 잡았다.
박윤재 대표는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청년 농업인에게 토지와 농기계를 지원하여 정착을 돕는 한편, 지역 커뮤니티센터를 설립하여 다양한 지역 활동에 힘쓰고 있다.
박윤재 대표는 ‘상생과 연대’에 우선 가치를 두고 친환경생태농업을 실천하면서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어른으로 신망받으며, 청년 세대와 함께 지속 가능한 농촌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 농업공직
농민의 절실함을 담아
가치 높은 농업기술을 전파하다
이영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 감자걀쭉병 박멸로 청정국 지위 회복
– 반쪽시들음병 생물방제 기술 실용화
이영규 연구관은 22년간 고랭지 주요 작물의 병해 진단과 방제에 매진하며, 식물방역법상 금지병인 ‘감자걀쭉병’을 박멸하고, 난방제 토양병인 ‘반쪽시들음병’ 생물방제 기술을 실용화하여 농가 피해 방지로 안정 생산 및 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감자는 1824년 우리나라에 들어와 과거 서민의 배고픔과 영양을 해결해준 주요 작물이다. 감자걀쭉병은 감자가 기형적으로 가늘고 길쭉하게 변하여 품질과 수량 감소가 심각한 수입 금지병으로,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면 감자뿐 아니라 가짓과 작물(토마토, 고추, 파프리카 등)의 무분별한 수입을 막을 수 없고, 청정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제한되어 농가 피해가 상당히 크다.
이영규 연구관은 2008년 국내 감자걀쭉병 발생을 조기 발견한 후 긴급실태조사와 선제적 전국 일제 방제를 통해 초기 확산을 막았고, 5년간 매년 전국의 300여 씨감자 생산 농가, 약 500ha를 전담 조사하고 관리하여 박멸 선언과 청정국 지위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후속 조치에 집중해 공적 방제 재정립 및 기준을 마련하였다. 이외에도 감자에 흔히 발행하는 Y바이러스 치료제와 현장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는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개발, 보급하여 우량 씨감자 생산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또한, 이영규 연구관은 기후변화로 최근 발생이 증가하는 반쪽시들음병 생물방제 기술을 실용화하였다. 반쪽시들음병은 260종 이상의 식물체에 병을 일으키고 식물체를 시들어 죽게 하는 토양전염 병해다. 방제가 어렵고 치료제가 없어 농가 피해가 심한 상황에서, 이 연구관은 반쪽시들음병 생물방제용 미생물을 선발하고, 이를 신속히 농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이전하여 병 발생 지연과 확산 방지를 이끌었으며, 고랭지 작물 피해를 줄여 농가 소득을 증대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영규 연구관은 현장 농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고, 농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문가이자 공직자로서 동료 연구자들과 농민에게 높은 신망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