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과 함께하는
2012 안전한 밥상 만들기

똑똑한 소비자의 힘!

10-110-2

생산자를 알 수 없는 외국 농산물들과 식품첨가물이 가득한 음식들, 비양심적인 판매자의 범법행위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은 스스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택하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
이러한 불안감을 없애고자 도시소비자들은 ‘친환경’, ‘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있는 농식품들을 하나 둘 찾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직접 키워 먹을 수 있는 텃밭채소 가꾸기와 같은 도시농업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는 어떻게 자라는 것인지, 안전한 밥상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소비자와 함께한 ‘안전한 밥상 만들기’ 현장의 모습을 스케치했다.

보다_땅을 살리는 친환경 농업
친환경 채소 단지를 견학하는 시간. 비닐하우스 안은 어른 키보다 훨씬 높게 자란 옥수수로 가득
하다.
“옥수수를 수확하기 위해 키우는 게 아닙니다. 여기는 지금 땅이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집중 관리
하는 곳이에요.”

친환경농업으로 땅을 살리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길러낸다.
친환경농업으로 땅을 살리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길러낸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는 크기도 작고 모양도
텃밭에서 직접 키운 유기농 채소는 크기도 작고 모양도 제 각각이지만 신선하고 맛있어 장아찌를 담그기에 좋다.

옥수수가 얼마나 매달렸나 둘러보는 순간, 옥수수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니? 유기농업은 화학비료를 안주고, 농약만 안치면 그냥 되는 건 줄알았다. 그런데 토양 속 미생물을 길러내 토양 스스로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농민이 도와주는 것이라는 김상식 두리농원 대표의 말에 잠시 멍해졌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손쉽게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 애쓰고 공들여서 먹을거리를 기르는 착한 농부의 노력. 도시 소비자들은 그 모습을 직접 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환경과 땅을 살리고자하는 농부의 마음을 깊이 공감하게 된다. 그리고 건강한 땅에서 자라는 안전한 지역먹을거리에 대한 믿음이 생겨난다.

보다_ 무조건 크고 깨끗한 것!? 작고 벌레 먹어도 자연의 속도대로 자란 것!
유기농 즉석 장아찌를 만들기 위해 준비된 먹음직스러운 재료들. 오이, 무, 양파, 고추, 생강, 마늘…….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다듬는 손길보다 집어먹는 손길이 더욱 분주하다. 그냥 껍질만 벗겨낸 채소들인데 씹을수록 달콤한 맛이 나니 신기할 따름이다.

“텃밭에서 직접 키운 오이에요. 크기는 작아도 맛은 좋습니다.”
김민자 전남친환경농업담양교육원 원장의 비법을 전수받아 직접 기른 유기농 채소들로 만든 장아찌를 하나 집어 먹으니 아삭하고 달콤한 맛에 밥 한 공기가 절로 생각난다.

“소비자들은 마트에 가서 크고 잘생긴 농산물만 찾지만, 실제로 그런 농산물은 호르몬 주사와 토양에 뿌린 질소를 먹고 자란 농산물이에요.” 김민자 원장의 이야기이다.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비법. 명사 특강
똑똑한 소비자가 되는 비법. 명사 특강

꽃이 지고 열매를 맺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다. 하지만 자연의 속도를 무시한 채 꽃이 지기도 전에 열매를 맺고 성숙해지는 농산물들이 우리의 밥상에 오르고 있다. 작고, 벌레 먹고,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도 맛있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진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농작물을 길러내는 농부들의 힘이 커질 것이다.

안전한 밥상을 만나고 아늑한 쉼을 느낄 수 있었던 담양의 교육관.
안전한 밥상을 만나고 아늑한 쉼을 느낄 수 있었던 담양의 교육관.

배우다_‘똑똑하게 먹는 법’
안전한 밥상 만들기에서만 만날수 있는 특별한 기회. 명사특강이다.
무슨 병이든 음식과 연결 짓는 버릇이 있다고 하는 임락경 전 정농회 회장의 강의. 조선시대까지 선천적 장애인이 없었다는 말이 흥미롭다. 우리의 몸은 곧 음식이란다. 질병을 고치기 위해 우리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일까?
“아픈 곳이 생기면 우선 굶으세요. 그 다음 하루 한 가지 음식만 먹어보는 겁니다.”
30년 동안 터득해 낸 방법을 알려주는 임락경 회장의 이야기는 뜻밖에 단순했다. 한 가지 음식만 먹어가며 내 몸에 질병을 유발하는 음식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물론 먹는 음식은 유기농 자연식이어야 한다.

김성훈 환경정의 이사장은 건강한 먹을거리는 무엇인지,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명쾌한 대안을
제시해주었다.
“의식동원(醫食同原)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약과 먹는 것의 근원은 같다는 말이에요.”
약을 따로 챙겨먹지 않아도 삼시 세 끼니를 잘 먹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건강해질 수 있다. 우리
몸에 좋은 보약과 같은 음식은 멀리 있지 않다. 김치, 된장, 간장, 고추장……. 5천 년 검증을 받은
신토불이 우리 음식들이 보약과 다름없는 것이다.
유쾌하고 진지한 강의를 통해 ‘몸이 아픈 것’이 다름 아닌 ‘먹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좋은 식품을 구입하는 것은 ‘낭비적 지출’이 아닌 ‘건강을 위한 투자’라는 것을 배웠다.

느끼다_우리 농업과 농촌이 지닌 가치
“우리 농촌에서 길러내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이해하고 믿음을 갖게 됐어요.” (김동규 남 41)
“값싼 수입농산물 대신 제철 우리농산물을 구입하려고 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행사가 지속되었으면 합니다.”(정소영 여 40)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해 보고 느끼고 배우는 유익한 시간. 도시소비자 250여명이 참가하여 전문가 교육을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배우고, 친환경 채소 단지를 견학하고 직접 수확한 채소로 유기농 장아찌도 만들며 친환경농업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이 외에도 한지로 손거울 만들기, 김영희 명창과 함께하는 우리가락 배우기, 죽녹원과 메타세쿼이아길 탐방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채워졌던 ‘안전한 밥상 만들기’는 지난 6월,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6.5%, 그나마 쌀을 제외하고는 5%에 불과한 현실이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국 식량자급률은 모두 100%를 넘는다. 왜 이렇게 잘 사는 나라들이 자국의 농업을 지키려고 애쓰는 것일까? 그것은 농업과 농촌이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이기 때문이며, 모든 국민이 농업과 농촌에 대한 믿음과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똑똑한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희망으로 부푸는 2012년,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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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