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북섬 오클랜드 인근에 있는 포도밭 근처의 잔디밭. 이곳에서는 토요일마다 특별한 장이 선다.
입구에서 눈길을 잡는 것은 시계를 만드는 한 청년이었는데, 그가 만드는 시계는 쟁반이며 접시, 자동차 휠까지 그재료가 다양했다. 흥겨운 음악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어가자, 검정색과 흰색의 천막들이 디귿자 모양을 이루며 마켓이 만들어져 있었다. 오늘아침에 막 따온 레몬이며 딸기, 직접 가공한 유기농꿀, 수제 치즈, 채소, 땅콩, 빵 등 농민들이 자신의 농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직접 나와서 팔고 있었다.
ㄷ자로 만들어진 상점들 가운데는 작은 간이무대가 만들어져 아마추어음악가들이 흥을 돋구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무대 앞에 앉아있던 돌잡이 어린아이조차 음악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장면에 모인 사람들이 까르르 웃었다.
세 아이와 함께 이곳 시장을 찾은 30대 중반의 헬렌 씨는 오라티아 파머스 마켓의 단골 손님이다. “어떤 것은 조금 비싸기도 하지만 유기농이어서 안전하고 신선하고 맛도 좋습니다. 늘 만나는 사람들(농민)이많아 편안하고 이렇게 아이들과 앉아서 음악도 듣고 쉴 수 있어서 자주 나오게 되죠.”
이곳 오라티아 시장이 문을 연 것은 2007년 10월부터. 포도밭을 경영하는 Sunde와 Frentz가족이 운영하는 포도밭의 일부공간과 와인저장고 부지를 내어주면서부터다.
마켓에 들어오고 싶은 농민은 일정 임대료(1주 46NZ$, 1NZ$=880원)를 내면 마켓이 테이블과 판매 공간을 제공한다. 농민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농산물과 가공품을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올리는 한편, 소비자의 신뢰 구축을 위한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개장시
간은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장이 파하면 농민들은 자기가 판매한 장소를 직접 청소하고 쓰레기는 집으로 가지고 간다.
이곳에서 유기농 꿀을 팔고 있는 테리와 칼렌(Terry&Karlane Shaw-Tooney) 부부. 그들은 매주이곳에 나와 자신이 생산한 뉴질랜드 고유의 마누카꿀이나 포후투카와꿀을 판매한다.
“꿀 생산량의 20%를 이곳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는 각 지역의 소매상으로 납품하는데, 이곳 수익률이 훨씬 더 좋습니다. 그래서 매주 이곳을 찾아오지요.”
매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600~700명 정도이며 계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오라티아 농민 사장은, 농민뿐 아니라‘얼굴 있는’유기농 먹을거리를 사러 오는 사람들이 휴식을 갖고 흥겨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다목적 문화공간이 되고 있다. 도시의 가족들은 휴일 소풍을 가듯 오라티와 농민시장을 찾고 있다.
(www.oratiafarmersmarket.co.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