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자긍심, 제32회 대산농촌상 수상자

우리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 대산농촌상의 제32회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농업경영 부문 박이준 (사)청도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 회장
농촌발전 부문 권혁범 (사)여민동락공동체 대표
•  농업공직 부문 김경상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장 

농업경영 부문과 농촌발전 부문 수상자에게는 각 상금 5000만 원, 농업공직 부문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0만 원이 부상으로 수여된다. 제32회 대산농촌상 시상식은 10월 25일(수) 엘타워 5층 오르체홀(서울 서초구 소재)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 대산농촌상은 교보생명과 대산농촌재단의 창립자 대산 신용호 선생의 뜻으로 1991년 제정하여 농업경영, 농촌발전, 농업공직 등 총 3개 부문에서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드높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인사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인정받는 대산농촌상 역대 수상자는 총 135명(1992~2023, 단체 포함)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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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경영
협동의 힘으로 지역농업을 살리다
박이준 (사)청도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 회장


– ‘한재미나리’ 재배기술체계 확립과 육성, 판로 개척으로 농가소득 증대
– 농가조직화와 고품질화, 친환경농업화로 지속 가능한 농업경영 모델 제시


  박이준 회장은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작물인 미나리 재배를 활성화하고, 40년간 철저한 품질 관리와 판로 확보와 농가 조직화를 바탕으로 모범적 농업경영 모델을 확립하는 한편, 친환경농업 확산에 크게 이바지하였다.
  경북 청도군 한재골은 차가운 물, 비탈진 경사지, 배수성 높은 열악한 영농조건으로 청도군 내에서도 낙후한 농업 지역이었다. 박이준 회장은 1990년대 초 귀향해 지역 환경에 적합한 작물로 미나리를 선택했다. 1992년부터 하우스를 이용해 대량생산의 기반을 확립하는 한편, ‘생으로 먹는 미나리’를 지역특화품목으로 육성하고 다양한 판로개척으로 안정적 생산기반을 마련했다.
  2009년 한재 지역(4개 리)에서 130여 농가를 (사)청도한재미나리생산자연합회로 규합하여 현재까지 이끌면서 한재 지역을 총 60ha에서 연간 1300t 규모(전국 10%)를 생산하는 미나리 최대 주산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또한, 친환경농업 생산과 연 1회 생산으로 고품질화를 실천했다.
  ‘한재미나리’는 독보적인 브랜드로, 생산자연합회에서 연초에 미나리 가격을 합의하여 책정하고, 연간 같은 가격으로 시중에 공급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한편, 농가당 평균 1억 원 이상 소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지리적 표시등록을 한 ‘한재미나리’의 사례는 인근 지역의 미나리 산업 확산에도 큰 영향을 미쳤고, 다른 지역 타 작목 농민들에게도 중요한 벤치마킹 모델이 되고 있다. 또한 매년 봄이면 ‘한재미나리’를 찾아오는 전국 관광객이 1만 명 이상이 될 정도로 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박이준 회장은 불리한 자연환경에서도 지역에 맞는 최적의 작물을 선택하고, 오랜 기간 헌신적인 리더십으로 농민조직을 이끌며, 지역농업 발전과 지속 가능한 농촌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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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발전
주민자치로 이루는 지속 가능한 농촌공동체
권혁범 (사)여민동락공동체 대표


– 지역민에게 필요한 복지, 생활, 교육 통합돌봄 실천
– 주민과 함께 지역순환경제 구현 및 지역사회 주도 농촌 활성화


  권혁범 대표는 전남 영광군 묘량면에서 비영리민간조직 ‘여민동락공동체’를 결성해 지역민에게 다양한 복지, 생활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을기업을 통해 지역순환경제를 구현하는 한편,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농촌 활성화로 지속 가능한 농촌공동체의 모델을 제시했다.
  권혁범 대표는 2007년 연고가 없는 묘량면으로 이주했다. 함께 내려온 동료들과 노인복지센터를 설립하고 치매·중풍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대상으로 주간 보호, 방문 요양 서비스(재가노인복지)를 제공하는 한편, 노인 일자리 제공을 위해 2009년 모싯잎송편 공장과 동부콩 농장을 설립해 고령농의 소득증대를 돕고 사회적 관계 유지를 통한 삶의 활력을 증진하도록 했다.
  학생 수가 12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에 있던 묘량중앙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한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쳤다. 2010년 학부모회장을 맡아 학교발전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통학용 승합차를 사들여 8년간 하루 4번씩(오전 1번, 오후 3번) 학생들의 등하교를 책임졌고, 방과 후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다채로운 교육 활동을 주도해 2023년 10월 20일 기준 86명(초등학생 70명, 유치원생 16명)으로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하였고, 이러한 학교살리기운동은 지역간 화합을 이끌어내는 단초가 되었다.
  2010년 상점이 문을 닫자, 마을기업 동락점빵을 열어 지역 취약계층에게 생필품을 공급하는 한편, 42개 자연마을을 정기적으로 순회하는 이동점빵 차량을 운영했다. 이를 통해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생활권을 확보하고, 고령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도 지원하고 있다. 2014년에 동락점빵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400여 명의 지역민들과 함께 운영하여 지역순환경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또한, 지역 내에서 사회적 농업을 이끌며 노인의 농작업 지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농업·농촌·생태 교육, 치매 노인을 위한 원예 프로그램, 독거노인 치매 예방을 위한 활동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복지 활동과 경제 활동 지원으로 농촌 활성화와 주민자치 실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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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업공직
농민의 곁에, 농업을 위해 현장에서 답을 찾다
김경상 울산광역시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장


– 소비 변화에 대응한 ‘맛있는 우리배’ 품종 도입과 브랜드 관리로 지역농업 활성화
– 농가 주도형 거버넌스 구축과 현장농업기술 전파로 농민 삶의 질 향상


  김경상 과장은 2005년부터 지도직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지역 특산품 개발과 농민 소득증대를 위해 헌신하며, 변화와 혁신으로 지역농업의 활성화를 이끌었다. 특히 울산시 특산품인 ‘배’ 산업 부흥을 위해 적합한 품종 도입과 재배기술 개발, 브랜드화와 엄격한 품질 관리로 농가 경쟁력 향상과 소비 패러다임 전환에 초석을 다졌다.
  울산시는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로 농업 비중은 작지만, ‘배’는 지역 특산품으로 전국 점유율이 5.5%, 재배면적 538ha(2022)를 차지하는 작목이다. 김경상 과장은 기존 배 산업의 틀을 깨고 소비자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고 맛있는 배’에 주목하여 2015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황금배’를 선택하고 ‘황금실록’ 브랜드를 육성했다. 이 과정에서 식물생장조절제(지베렐린)를 사용하지 않고, 잔류농약이 전혀 검출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는 한편, 최저당도(12.0Brix)를 보증하는 ‘건강하고 맛있는’ 배를 생산하고자 농민을 적극적으로 지도했다. 그 결과 황금실록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 안정적 소비처를 확보하고, 기존 배보다 높은 수취가격(3만 5000원/5kg)으로 농가소득을 3배 이상 높이는 등 경쟁력을 확보했다.
  김경상 과장은 신속 정확한 펀치 접목기술, 수출 배 과피얼룩 방제기술, 배꽃 동상해 방지기술 등 다양한 현장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등 농민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농민이 지역농업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는 철학으로 농가 주도형 ‘울산우리배연구회(42ha, 61호)’를 육성하고 울산원예농협,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촌진흥청 등 관계기관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확립했다.
  김경상 과장은 끊임없이 농민과 소통하며 현장에서 필요한 농업기술을 연구, 보급하고 농민의 삶의 질 향상과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이바지하여, 지역 농민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