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

  대산농촌재단은 창립 31주년을 기념해 ‘미래가 있는 농촌, 지속 가능한 농업’이라는 주제로 2022년 10월 25일 광화문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대산농업연수가 재개되어 지난 5월에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을 방문해 현지에서 견학하며 체험했던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해외 연수자들이 가장 인상 깊게 보고 배웠던 독일의 현장 전문가 세 분을 초청해 더욱 의미 있게 진행되었다. 심포지엄에서는 새롭게 시행될 EU 공동농업정책(CAP)의 방향과 농촌정책, 농민자격증을 부여하는 농업직업학교의 교육과정, 재생에너지와 지역공동체 활성화 등 세 분야의 주제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미래의 농정 방향 설정과 인재 양성, 에너지 문제 해결 등 세 분야에서 주요 시사점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제시된 CAP 방향과 미래농업의 핵심 인재를 양성하는 농업학교의 교육방식, 농촌이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을 통해 재생에너지 생산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커 세 가지로 나눠 요약, 정리했다.
  첫째, EU의 향후 5년간(2023~2027년) 추진될 새로운 CAP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농식품 밸류체인 전반에서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심포지엄의 첫 연사인 요세프 히머Dr. Josef Hiemer 전 알고이 농업국 국장은 특히 유기농의 적극적인 육성과 소농과 청년농에 보조금을 추가적으로 지급하는 계획에 대해 강조해 설명했다. 우리나라도 2021년 12월에 ‘2050년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고, 세부 실행 프로그램은 현재 수립 중이다. 밸류체인 기반의 온실가스 감축과 유기농 육성의 구체적인 목표 설정 등은 탄소중립 세부 실행 프로그램 수립 시 반영해야 하고, 소농과 청년농에 추가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은 공익형직불제 개편 시 반영되어야 할 주요한 과제다.
  둘째, 미래농업 인재 양성을 위한 농고(생명과학고) 교육은 대내외적 여건 변화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농업경영자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 두 번째 연사인 켐프텐농업직업학교의 칼 립헤어Karl Liebherr 명예교감은 전문적인 농민을 육성하는 독일 농업학교의 핵심은 교과과정과 현장교육을 병행하는 ‘듀얼시스템’으로 농장실습 교육에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고 교육은 주로 교과과정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현장실습은 매우 제한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최근 경북 상주시, 전북 김제시, 경남 밀양시, 전남 고흥군 등 네 곳에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어, 이들 단지와 함께 전문농업경영인인 농업마이스터와 연계한 농고의 현장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야 한다.
  셋째, 농촌이 바이오매스를 활용해 에너지자립마을을 이루도록 하여 재생에너지 생산거점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도 탄소중립 달성과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중요하다. 세 번째 연사인 빌트폴츠리트시의 토마스 프뤼거Thomas Pfluger 시의원은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상당한 전기생산과 지역난방 활용 등을 통한 에너지자립 사례를 발표했다. 지역주민들이 발상을 전환해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하면 농촌이 재생에너지의 생산거점으로 변신할 수 있고, 전력생산으로 상당한 소득 창출이 가능해 지역발전에 재투자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산농촌재단이 1992년부터 2022년까지 실시한 총 75차례의 해외농업연수 결과에 더해 현지에서 체험했던 값진 정보가 국내에서 공유될 수 있도록 독일의 현지 전문가, 국내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함께하는 국제심포지엄으로 처음 개최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기후위기, 식량위기, 에너지위기 등이 심화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미래 농정의 좌표 설정과 농업·농촌에 답이 있음을 알려주는 매우 유익한 국제심포지엄이었다. 앞으로 이 같은 심포지엄이 대산농촌재단의 정례적인 행사로 이어져 현장의 살아있는 정보가 공유되길 기대해본다.

Environment doodle vector, renewable energy concept
ⓒfreepik

김창길필자 김창길: 서울대학교 초빙교수(아시아연구소), 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장.
성균관대학교에서 농학사와 경제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농업경제학 석사,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31년간 근무하면서 제14대 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초빙교수로 개도국 농업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