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최선희
블루베리 농사는 6월부터 7월까지 가장 바쁘지만 농장은 언제나 활기찹니다.
농장이 놀이터가 되고, 배움터가 되고, 회복과 치유를 선물하는 공간이 됩니다. 계절을 느끼며 여유를 즐기려던 철없는 농부는 농장에서 배우고 나누고 돌보는 기쁨을 만끽합니다.
마을의 빈 땅을 내어주는 이웃이 있어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감자를 심고 거둘 수 있었습니다. 감자 한 알 한 알 다치지 않게 캐내는 마음이 여느 때보다 넉넉합니다.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은 물총놀이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스프링클러를 틀어주자 웃음소리는 더욱 커집니다. 이렇게 즐거워하는 청소년들과의 만남은 늘 설레고 신납니다.
블루베리가 익으면 모두가 섬세한 손길로 블루베리를 따지요. 함께 먹을 가족, 친구들을 생각하며 블루베리를 따다 보면 여름 한낮 더위쯤은 이겨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꽃, 나무, 텃밭의 작물 등은 ‘돌봄농장’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줍니다. 마을의 빈 땅에 꽃과 나무를 심는 주민들은 다가올 가을에 꽃들로 가득 찬 정원을 기대합니다. 아흔 넘은 어르신이 호미로 꽃을 심고 풀을 매는 시범을 보입니다. 그 순간 어떤 꽃보다 아름답습니다.
올여름 더위는 여느 때보다 더 대단했지만, 벼 이삭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이제 가을이 천천히 다가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풍요로운 가을만큼이나 돌봄과 배려로 함께하는 즐거움이 넉넉한 농장을 기대합니다.
필자 최선희: 땡큐베리팜 이사
충남 논산시에서 블루베리 농사를 짓는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청소년지도사로 활동했고, 2015년부터 2년여간 청소년과 지역을 여행하는 공정여행가로 일했다. 2015년 귀농하여 현재는 ‘같이 농사짓고 함께 돌보는’ 사회적농장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