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나라의 미래를 여는 열쇠입니다

128봄이 너무나 더디게 왔습니다. 4월에 서울에 눈이 내린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19년만의 일이라고 하고, 벚꽃으로 상징되는 진해군항제는 올해 벚꽃 없이 치러졌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윤달 때문이라고는 하나, 몇 년째 전 세계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이상기후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만물이 생성하는 봄이지만 우리 몸은 쉬이 고단해집니다. 해가 길어지고 활동량이 늘면서 영양소의 필요량은 증가하는데 이는 겨우내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불균형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우리 몸의 생체리듬을 다시 찾아주는 것이 다름 아닌 우리나라 산과 들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달래, 냉이, 원추리, 두릅, 쑥, 씀바귀 같은 봄나물입니다. 봄나물은 칼슘, 인, 철분 등의 무기질이 다른 채소에 비해 3∼5배나 많고 비타민 A와 C가 10∼100배까지 많아 우리 몸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고 합니다.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우리 몸을 닮은 우리 산천의 많은 곡식과 채소들이 우리 몸을 지켜준다고 생각하니 자연의 섭리 앞에 숙연해지고 농부님들께 고마운 마음입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에도 봄이 참 더디 오는 듯합니다. ‘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이라는 말처럼,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한 농업의 현안과제는 농업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4월 총선에 이어, 12월 대선이라는 초미의 정치적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이 시점에도 농업과 농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관심은 매우 미약합니다.
그러나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미국을 비롯한 독일, 프랑스 등 오늘날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의 공통점은, “농업과 농촌은 지켜내야 할 보루, 보존해야 할 가치”라는 전국민의 동감과 지지와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나라에서 미래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역시 다름 아닌 ‘농업’입니다. 또한 선진국의 유수한 기업 중에서 농업을 첨단산업으로 주목하고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도 있습니다.

식량안보와 식량주권이 강조되고 있는 지금, 미국을 비롯한 독일, 프랑스 등 오
늘날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의 공통점은, “농업과 농촌은
지켜내야 할 보루, 보존해야 할 가치”라는 전국민의 동감과 지지와 함께 성장하
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나라에서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역
시 다름 아닌 ‘농업’입니다.

농업이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첫째, 국제 농산물 수급 상황이 호전될 전망이 희박하고 둘째, IT, BT가 발전하면서 획기적인 농업기술의 발전을 통해 농업에서 높은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기대와 셋째, 농업이 자원과 환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녹색성장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3월, 방한한 오바마 미 대통령은 “농업은 도전을 겪는 동시에 막대한 경제적 기회 앞에 서 있다”고 했고,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농업은 우주산업이나 나노공학 분야와 같이 국가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말하며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농업이 일본을 구한다”는 구호 아래 첨단기술, 건강, 관광, 에너지와 연계된 새로운 가치창출산업으로서 농업의 성장잠재력에 주목하는 등 선진국들의 농업에 대한 인식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치인들도 이들 각국의 정상들이 이야기하는 농업의 가치와 미래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농업은 선택해야 할 산업의 일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이며, 농촌은 우리 삶을 지속하게 이끌어 줄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농업과 농촌에도 햇살 따뜻한 봄이, 어서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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