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오교철 이사장
희망과 다짐, 덕담으로 채워지는 시간, 다시 새해의 출발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 같은 시간을 견디고 있는 우리 농업과 농촌에 2019년에는 먼지 없이 화창한 날이 많기를 바라봅니다.
『대산농촌문화』 2019년 신년호는 통권 101호입니다. 지난가을 발간한 통권 100호가 완성의 의미였다면, 이번 101호는 새로운 장章을 펼치는 또 다른 시작의 의미입니다.
지난 시월 제27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이 열린 날, 식장 로비 한쪽에 1993년 겨울호(창간호)부터 통권 100호까지 『대산농촌문화』 전권을 전시했습니다. 농촌문화를 살피며 차곡차곡 쌓아온 재단의 역사가 그 안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깊었습니다. 또 하나, 표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산농촌문화의 표지는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일관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종류의 잡지와 전문지가 세상에 나왔고, 잡지의 얼굴인 표지도 대부분 인물이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모습의 세련되고 멋진 표지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간행물이 많지만, 대산농촌문화 표지는 한결같이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를 담습니다. 다소 투박하게 보일지 몰라도 수상자의 얼굴과 모습에 담긴 농農과 삶이 대산농촌재단이 지향하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어미 닭이 품은 알 속에 있던 병아리가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되면, 부리로 톡톡, 안쪽에서 껍데기를 쪼는데 이때 어미가 이 소리를 듣고 밖에서 함께 쪼아주며 껍데기 깨는 것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새끼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어미가 성급하게 쪼면 새끼는 죽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협력해야 생명이 무사히 탄생합니다.
그런데 특별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통권 100호의 표지 모델은 ‘100’이라는 숫자입니다. 백호가약이라는 부제와 함께 재단이 꾸준히 추구해온 ‘지속 가능한 농의 가치’와 함께하는 사람들의 연대 의미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101호는 그러한 가치를 드높이고 사람들이 연대하도록 돕는, 대산농촌재단 사무국 직원을 주인공으로 했습니다.
대산농촌재단이 대산 신용호 선생의 농農의 철학을 바탕으로 28년을 꿋꿋하게 또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그 뜻을 귀하게 여기고 묵묵히 지켜온 사람들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한발 한발 농민과 발을 맞추며 든든한 벗으로, 조력자로서 말이죠.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미 닭이 품은 알 속에 있던 병아리가 세상에 나올 준비가 되면, 부리로 톡톡, 안쪽에서 껍데기를 쪼는데 이때 어미가 이 소리를 듣고 밖에서 함께 쪼아주며 껍데기 깨는 것을 도와줍니다. 그런데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새끼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어미가 성급하게 쪼면 새끼는 죽습니다. 어미와 새끼가 함께 호흡을 맞추고 협력해야 생명이 무사히 탄생합니다.
100을 넘어 다시 1이라는 새로운 장을 여는 이때, 101호 표지를 채우면서 느슨해진 마음의 끈을 다시 조이고 묶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더디더라도 계속 나아가겠습니다. 미세먼지 창궐하는 세상만큼이나 아득한 농업 농촌이지만, 그렇게 가다 보면 새로운 생명의 탄생처럼, 희망을 만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