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흔히 새해를 맞이할 때면‘다사다난(多事多難)’라는 말로 지난해의 아쉬움을 전하지만, 유난히2011년은 우리 농민들에게는 다사다난 그 이상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한국농어촌경제연구원과 대외경제연구소 등 국책연구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한·미FTA 체결 후 15년간 농업분야의 전체 생산액 감소는 12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앞으로 농업이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새해벽두 한·미FTA의 발효와 금년에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한·중FTA는 농업분야에서 지금까지의 어떤 교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갖추고 우리 농산물 시장을 위협하리라는 강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 해 재단이 창립 20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펴낸『농업이 미래다』에서 거론한 대로, 6·25전쟁의 폐허에서 절대빈곤상태로 허덕이던 한국경제는‘일하고 또 일하는’우수한 근로정신 하나
를 밑천으로 어느덧 선진국의 문턱까지 치고 올라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화, 산업화, 고도성장 과정에서 농업은 우리 경제의 뒷방살이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 농업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농업은 경제적 효율성이 뒤처져서사라져야 할 사양 산업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식량 및 에너지 등 자원 위기에 대응하여 나라와 생명을 살릴 미래 산업으로서 그 가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본주의의 기치를 앞세우고 농업르네상스시대의 재연을 통해 우리 경제가 당면한 불확실성의 터널을 벗어나야 합니다. 농업르네상스시대를 강조하는 것은 농업이 자원 순환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땅의 생산력에 기초해서 한계적 노동력을 고용하는 지연(地緣)산업인 동시에 식량과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천적인 생명산업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우리는 한국 농업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을 해야 합니다. 농업은 경제적 효
율성이 뒤처져서 사라져야 할 사양 산업이 아니라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식량
및 에너지 등 자원 위기에 대응하여 나라와 생명을 살릴 미래 산업으로서 그 가
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습니다. 지난 대선 때에는 농업문제가 선거용 거대 담론에서조차 제외되었습니다.‘ 경제살리기’와‘표얻기’에농업은더이상도움이되지않는다는데각후보와정당들이 뜻을 같이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앞날을 열어가기 위해서라도 농업르네상스를 앞세운 정책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적 사명임을 깨달아야 하며, 이를 위해 전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치이슈에 농업르네상스 실현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농학자도 있습니다. 초고속 근대화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이 땅에서 명맥조차 희미해지고 있는 농본주의의 불씨를 이제는 되살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확실성의 터널로 들어서고 있는 오늘날 우리 한국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심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더 나아가 국가백년대계의 수립에 농업의 르네상스는 필수 요소라는 사실을 모두가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 환경의 대전환기에 개방화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면, 피해가 우려되는 취약한 농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국가와 농업인,농학자 그리고 국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