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자긍심
제27회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

우리 농업계 최고 권위의 상인 대산농촌문화상의 제27회 수상자가 선정되었다.
재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엄정하고 면밀한 심사과정을 거쳐 지난 9월,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 3인을 확정, 발표했다.

•농업경영 부문 원건희 그래도팜 고문
•농촌발전 부문 김상권 전 한반도유기농배영농조합법인 대표
•농업공직 부문 황보인식 해남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천만 원(농업공직 부문은 2천만 원)이 각각 수여된다.
제27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5시 엘타워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11┃농업경영 부문

“땅을 살리는 농업으로 도시와 상생하는 농촌을 이끌다”
원건희 그래도팜 고문

– 36년간 땅을 살리는 유기농업으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
– 신뢰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소규모 가족농 경영 모델 제시

원건희 고문은 1983년부터 36년간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에서 유기농업을 꾸준히 해왔다.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참나무 껍질을 이용해 퇴비를 제조하여 지력을 키우는 ‘퇴비농법’을 실천하고, 자체 개발한 발효액비 등으로 땅속 유효 미생물 밀도를 높여 작물의 면역력 증진과 천적을 이용한 해충관리로 모양과 맛, 품질이 좋은 유기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원건희 고문의 퇴비농법은 지역의 자원인 수피와 우드칩을 계분, 쌀겨, 미생물과 함께 고온으로 숙성, 발효한 완숙퇴비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그 속에 있는 양분을 식물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하는 농법으로, 10년 이상의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농법이다.
“평생 100번도 지어보지 못하는 농업에 장인은 없다”는 겸손한 철학으로 농사를 짓는 원건희 고문은 오랜 세월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로 모양과 맛이 좋은 고품질 토마토를 생산하고 5천 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여 시장가격에 지배되지 않는 가격 정찰제로 전량 직거래를 하고 있다.
원건희 고문은 크기와 모양 위주로 가치를 평가하는 농산물 시장에 타협하지 않고 유기농의 기본을 지키며 부부 노동력만으로 생산 가능한 적정 규모를 유지,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는 등 가족농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지 않고 농사를 지속할 수 있는 농업경영 모델을 제시했다.
원건희 고문은 비옥한 토양을 기반으로 고품질 유기토마토를 생산, 재배하는 데 전념하고 아내는 유통관리를, 귀농한 아들은 브랜딩과 회원관리를 하는 등 가족 구성원의 강점을 살린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원건희 고문은 30년 이상의 노하우를 농가에 꾸준히 전수하고 있으며, ‘농사는 사람이 먹을 것을 만드는 일’이라는 유기농 철학을 담아 소비자와 소통하는 ‘팜투테이블 Farm to table’ ‘도심 속 유기농 세미나’ 등 활발한 행사를 펼쳐 우리 농업 농촌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며, 대를 이어 지속 가능한 가족농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12┃농촌발전 부문

“나누고 도우며 함께 가는 지속 가능한 농업의 길을 찾다”
김상권 전 한반도유기농배영농조합법인 대표

– 농가 조직화와 재배 기술 공유로 유기농 배 산업 되살려
– 친환경농업 확산과 건강한 먹거리 확보로 농업의 가치 제고

김상권 대표는 1999년 귀농해 경기도 화성시에서 5,600평 규모로 유기농 배와 사과를 재배하면서 2009년 전국 유기농 배 재배 농민들과 함께 ‘유기농배연구회’를 결성하고 유기농 배 재배기술을 꾸준히 공유했다. 회원 농가들의 재배 기술을 향상시켜 어렵기로 이름난 ‘과수 유기 재배’의 현실을 타개하고 돌파구를 찾았다. 이어 2012년 ‘한반도유기농배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안정적인 생산과 가공, 유통 체계를 확립하고 사라질 위기에 있던 유기농 배 산업을 정착, 발전시키는 데 힘썼다.
저농약 농산물 인증제도가 폐지되면서 농가들이 친환경 농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경기도 내 저농약 배 재배농가에 기술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무농약 재배를 유도하고 지속적으로 기술을 지도해 현재 경기도 학교 급식 물량 총 300톤 중 250톤(2017년 기준)을 공급하고 있다. 또한 서울시를 비롯한 학교급식에 친환경 배 공급을 계속 확대해나가면서 현재 과수 시장의 0.2%에 불과한 친환경 농산물을 확산하고 미래 세대 소비자들이 건강한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유기농 배 재배 환경 안정화를 위해 10년 이상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였고, 수년간 공동연구와 실험을 한 결과 배 재배에 있어서 가장 골칫거리인 흑성병(검은별무늬병)을 해결하는 성과를 얻어 산연 협력의 모범적 체계를 구축하고 배 품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조생종 원황과 중생종 화산, 만생종 만황 등 다양한 국산 배 품종을 재배하여 방제 효율을 높이는 한편 풀과 나뭇가지, 계분 등을 적극 활용하며 유기 과수 재배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김상권 대표는 생산자 조직화, 재배기술 개발과 지속적인 확산, 안정적인 판로 확보 등 헌신적인 노력으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던 유기농 배 산업을 유기 과수 재배의 모범으로 정착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확보하여 지속 가능한 농촌과 농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13┃농업공직 부문

“농민과 동행한 40년, 지역과 농업을 살리다”
황보인식 해남군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사

– 양파 채종, 미니밤호박 등 다수의 소득 작물 보급으로 농민 소득 증대
– 지역 환경에 맞는 기술 개발 및 지도, 다양한 시장 개척 등

황보인식 지도사는 1979년부터 40년간 농촌지도사로 일하면서 지역 농민 소득을 증대하는 다양한 농업기술 개발과 보급에 힘써왔다. 특히 해남 지역에서 양파채종사업과 미니밤호박 등 지역에 맞는 새로운 특화 작물을 개발·보급하여 지역농업의 경쟁력과 우리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국외 채종과 일본 종자에 의존하던 2000년대 초반, 양파재배 농민이 어려움을 겪자 해남 지역의 특성을 살린 양파채종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채종을 위한 전용 하우스 설비 및 수분매개충으로 이용하는 연두금파리 사육기술을 개발하여 5% 수준이던 국내 양파종자 점유율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려 50억여 원의 수입 대체 효과와 농민 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왔다. 현재 해남군은 전국 양파 채종의 70%를 차지한다.
미니밤호박을 지역에 도입하고 환경과 재배 여건에 맞는 공중재배법을 개발하여 지역의 새로운 소득 작물로 자리 잡도록 했다. 또한 250농가와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시장을 개척하여 전량 소비자 직거래로 40ha에서 연 45억여 원의 농가 소득을 올리고 있다.
재해에 강하고 여름철 환기가 잘되도록 설계한 소지붕연동형 하우스를 개발하여 특산물인 무화과의 품질과 수량을 높였고 탑푸르트 단감생산단지를 조성, 상품화하고 여주·오크라 등 아열대작물 재배 기술을 보급했다. 한편, 흑수정찰보리·가공용 감자와 같은 지역 농산물을 식품업체와 계약재배해 안정적 농민 소득 기반을 확보하는 등 오랜 시간 다양한 농업기술을 도입·보급·지도해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데 기여했다. 또한 본인의 밭을 시험포장으로 활용해 후배 공무원들에게 재배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보인식 지도사는 40년간 농민과 함께 땀 흘리며 농민에게 필요한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지역에 맞는 소득 작목을 꾸준히 연구하고 보급하여 농가소득과 농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 지도공무원으로서, 농민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