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탓

계절 탓

계절은 게으름을 모른다.

꽃은 피었다 지고, 그 자리에 열매를 맺는다.
나무는 늘 곧으며, 사시사철 푸르거나 철마다 옷을 갈아입는다.
연두색 이파리일 뿐이었던 벼는,
시간을 견디고 몸을 키워 수많은 이삭을 품는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흔들리고
누군가는 남는다.

게으르지 않은 계절 탓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