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계 최대 권위를 자랑하는 제22회 대산농촌문화상 영예의 주인공이 선정되었다. 재단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간의 엄정하고 면밀한 심사과정을 거쳐 지난 9월 대산농촌문화상 수상자를 확정, 발표했다. 농업기술 부문 이해극 한가지골 농장 대표, 농업경영 부문은 최명식 영동화훼영농조합법인 대표, 농촌발전부문은 강주현 농업회사법인 진안마을(주) 대표가 선정됐다. 농업공직자를 대상으로 한 농업·농촌 정책 부문은 올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수상자에게는 5천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 제22회 대산농촌문화상 시상식은 10월 24일 오후 5시 aT 센터에서 열린다. |
■농업기술 부문
“40년 유기농업, 농민을 이롭게 하는 농민발명가”
이 해 극 한가지골농장 대표
유기농 채소 생산기술 개발 보급으로 유기농업 발전에 이바지
이해극 대표는 충북 제천과 강원 평창에서 채소를 재배하며 유기농 기술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나라 유기농업 발전의 산 증인이다.
1973년부터 충북 제천 한가지골농장에서 유기농 쌈 채소를 생산하는 한편, 1990년부터 강원도 평창군에 해발 1,250m, 연평균기온 5℃, 작물이 자라기 힘든 험준한 산비탈을 개간해 유기물 함량5.4%(전국평균 2.1%)에 이르는 고품질 유기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40년간 유기농업 외길을 걸어오면서 하우스 시설재배 환경 조절 생력화, 토양 비옥도를 높이는 데 힘썼으며 자신의 유기농 기술과 경험을 10만 명이 넘는 농민에게 전파하여 우리나라 유기농업기술을 향상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세계 최초 감전사고 없는 시설하우스 전동 개폐기 개발
이해극 대표는 세계 최초로 감전사고 위험이 없는 DC 24V 비닐하우스 전동 개폐기를 발명했다. 전동개폐기는 시설원예의 자연환기 장치의 구동부로 구동축에 직결된 파이프 축에 회전되면서 필름을 감거나 풀어서 하우스 내외부의 천측창 또는 커튼 등의 환기구를 자동으로 여닫는 장치다. 이후 온실 다목적 경보기를 개발, 전동개폐기와 데이터를 공유하며 하우스 내부의 일정한 온도 유지를 위한 시설원예 환기시스템의 기초를 확립했다.
1999년 이후 동생 이해완 씨가 경영하는 ‘우성하이텍’에 기술을 이전하고 지속해서 개선을 거듭해 고품질 저비용 기계를 농가에 저렴하게 보급, 농가의 비용 절감에 이바지했고, 기술력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현재 시설하우스 점유율75%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총 100만대의 전동개폐기를 생산, 일본을 비롯한 세계30여 개국에 700만 달러 규모로 수출하여 우리나라 시설 원예 산업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이해극 대표는 농민의 수고를 덜어주는 다양한 각종 장치와 기계를 발명하고 개발하는 농민발명가로서, 공동체적 삶을 이끄는 농민으로 신망 받고 있다.
■농업경영 부문
“농민의 뜻을 모아 백합 불모지를 산업 발전의 중심지로”
최 명 식 영동화훼영농조합법인 대표
체계적인 생산자 조직화와 해외 시장 개척으로 국내 최대 백합수출 단지 조성
최명식 대표는 화훼의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강원도 강릉에 처음으로 백합작목을 도입하고 농가조직화와 수출시장 개척에 앞장서 우리나라 백합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1995년 화훼 농민들을 설득해 영동화훼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고, 이어 강원도 백합생산자협회와 한국 백합생산자연합회를 결성하는 등 농민 조직화에 힘썼다. 탁월한 리더십으로 농민들의 신뢰를 구축하고, 270명 회원 농가 100%가 참여하는 자조금 9억 원을 조성하여(2012년 기준) 농업인과 생산자 단체의 자생력을 키우는 기반을 마련했다. 백합 최대 소비국인 일본 시장을 적극 개척해, 강원도가 국내 백합수출의 47%를 차지하는 등 강원도를 국내 최대 백합수출 단지로 성장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백합 종구 국산화 연구와 고품질 저비용 생산체계 확립
백합산업에 있어 생산비의 60%를 차지하는 종구구입비 문제 해결은 시급하고 중요하다. 최명식 대표는 연간 종구 소요량 25만 구 중 50%만 수입하고 나머지는 재활용 종구와 조직배양 등으로 종구비의 20~30%를 절감하는 한편, 백합종구 전문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지역별 다른 재배 작기를 활용하여 연중 고품질의 꽃을 분산 생산하는 안정적인 백합생산 시스템을 갖추었다. 최명식 대표는 우리나라 백합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함께하는 농민들을 먼저 배려하고 헌신한 지도자로 농민들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농촌발전 부문
“농촌공동체 복원과 자립형 농촌사회의 모델을 만들다”
강 주 현 농업회사법인 진안마을(주) 대표
마을 공동 경제사업 성공으로 지속 가능한 농촌 마을의 성공 모델 제시
강주현 대표는 2000년 용담댐 건설로 수몰된 마을의 이주민들과 마을을 조성하고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 가공 사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는 한편, 주민주도의 상향식 마을 개발사업인 진안군 마을만들기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마을 주민 전체가 참여하는 ‘좋은동네 마을영농조합법인’을 조직해 수익금 일부는 마을 공동기금 적립, 세부 사업별 독립채산제, 노동특성별 차별 노임체계 등 독특한 방식의 마을 주민 공동 정산 체계를 구축했다.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전량 가공하고, 안정적인 직거래 판로를 개척해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했다. 마을 공동사업에 주민 참여를 의무화하여 주민 스스로 마을의 갈등과 문제를 고민하고 풀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농촌 공동체 회복의 사례를 만들었다.
지역공동체 복원과 활성화를 위한 중간지원조직 설립, 주도로 주민의 자치의식 확산
강주현 대표는 와룡마을추진위원장으로 진안지역 29개 마을 위원장의 자발적 협의체인 마을만들기지구협의회를 조직하고 이끌면서 ‘상향식 마을만들기’의 선진 모델을 확립하는 한편, 지역의 주체가 주민이라는 자치의식을 확산하고 행정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농촌사회의 모델을 제시했다.
2009년부터 3년간 금요장터를 열어 로컬푸드사업의 기틀을 마련했고, 이를 토대로 2011년 진안군로컬푸드사업단장을 맡는 한편, 809개 농가와 주민과 함께 농업회사법인 진안마을 주식회사를 창립하고 진안의 특성에 알맞은 다양한 로컬푸드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치고 있다. 강주현 대표는 강력하면서도 따뜻한 리더십으로 농민과 지역민들의 두터운 신뢰와 지지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