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장학생 2012 하계연수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3박 4일 동안 8명의 대산장학생들은 경기, 충북, 경북 지역의 농업 선진지를 찾았고, 그곳에서 농업CEO들을 만나 농업철학을 들었다. 장학생들이 느꼈던 연수는 어떤 빛깔과 무게였을까.
달리는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진다
충북 충주의 장안농장. 류근모 대표는 남들이 다 무리라고 생각해왔던 것에 도전하고 성공하여, 우리나라 농업경영의 선두주자로 뛰고 있었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가장 크게 느낀 바는 ‘농업을 하는 사람은 농업에 미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농업에 대하여 생각하고, 더 나은 농업과 더 좋은 농업을 고민해야 한다. 실제로 류근모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맛보기 어려운 채소들을 계속해서 연구·도입하고, 또 쌈채소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고 유기축산에 도전해 순환농업을 실천하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었다.
세상의 사람은 ‘시도를 하는 사람’과 ‘시도 하지 않는 사람’, 이렇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남들의 만류에도 자신만의 투철한 철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에 지속해서 도전하는 류근모 대표의 모습이 참 인상 깊었다. 장안농장을 나서며“경영을 하는 것은 마치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달리는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쓰러지듯이 경영 또한 지금까지 이룬 것을 현상 유지하는 것에 만족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으면, 폐달을 밟지 않아 쓰러지고 마는 자전거처럼 망하게 될 것이다.”라는 대표님의 충고를 기억하며 나 또한 항상 농업에 대해 고민하고 더 큰 꿈에 도전하는 농업 경영인이 되리라 다짐했다.
황태규(건국대 축산학과 4학년)
엉뚱한 농부의 유기농 철학에 꽂히다
충북 제천 한가지골 농장은 내게 최고의 연수지였다. 충북 제천과 강원 평창에서 유기 협업 농장을 운영하는 한가지골농장 이해극 대표는 유기농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실천으로 극복해낸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황당무계당’당수 이해극 대표는 여러 직함을 가지고 있었다. 농사꾼, 고추증산왕, 발명왕, 마을 청년회장, 농민대학 강사, 농민발명가협회장, 전국 유기농생산자연합회장,친환경농업 전도사, 통일 농부 등등. 이 대표는 ‘농업을 살리는 길은 가장 안전한 농산품을 생산하는 것’이라 했는데 어느 철학가에게 들은 말보다 기억에 남고 현명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유기농은 생산하기도 사 먹기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그러나 이해극 대표는 이 편견을깨고 ‘제대로 실천만 하면 유기농이야말로 각종 자재와 비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절약형 농업’이라 강조했다.
또한 이 대표가 관여했던 북한과의 농업협력 사업에 관한 이야기에도 흥미가 있었다. 남북이 극한 대립하고 있는 현실에서 평화를 가져오는 방도가 농업이라니. 농업을 매개체로 남북이 하나였던, 농업도, 농부도 행복했던 시절을 되돌릴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흐뭇하고, 또 그 일이 무엇보다 보람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식량자급률이 26%에 불과한 한국과 달리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은 100% 유지하고 있다. 스무 가지 이상 농약이 버무려져 태평양을 건너온 농산물 대신 우리땅에서 건강하게 자란 먹을거리를 접할 수 있는 대안은 바로 남쪽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인력을 활용한 남북한 농업협력이라는 이 대표의 이야기를 우리 정치권이 하루빨리 귀담아들었으면, 그리고 그와 같은 확고한 철학을 지닌 농업인들을 위해 내가 그 메신저 역할을 했으면 하는 꿈을 품게 되는 만남이었다.
강태영(세명대 언론대학원 1학년)
새로운 축산에서 답을 찾다
덕풍농장 오삼규 대표는 약 300두의 소를 기르고 있었다. 다른 축사와 차별화되는 덕풍농장만
의 특징은 바로 ‘친환경축산’이다. 입구부터 시작해 축사 곳곳의 공터까지 모두 깔끔하게 조성되
어있어서 축사라기보다는 마치 잘 정비된 별장과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소를 사육하게 되면 고질적으로 따라오는 분뇨에 의한 오염이나 악취를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농장 내에 설치된 ‘퇴비숙성처리장치’의 효과 덕분이었다. 이장치는 축사에서 나오는 소들의 분비물을 효과적으로 분해해준다.
에스컬레이터 식 회전을 통해 분비물을 섞어주고 밑에서는 공기를 넣어 줌으로써 신속하게 분비물 처리가 이뤄지고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우사에 최대 수용 개체 수의 절반만 사육함으로써 소가 넓은 공간을 쓸 수 있게끔 사육하고 있었다. 기계화를 통해 작업의 효율을 높여 적은 인원으로도 농장의 관리가 가능하게끔 했으며, 사육목표를 일반한우 사육농가와 달리 번식에 초점을 두어 암소 관리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체계적인 자료관리와 암소의 분만 시기 조정으로 우량 송아지 생산을 꾀하고 있었다.
덕풍농장을 방문하기 전, 농장 음악회도 연다는말에, ‘냄새나는 축산농가에서 어떻게 음악회를 열까.’며 다소 의아했는데 아름답고 깨끗한 농장을보고 ‘소를 키우는 농가의 모습이 이렇게 다를 수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깔끔히 정비된 환경에서 소를 키우니, 누가 와서 봐도 거부감이 들지 않고 축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할 수 있을것 같다. 과감하게 기존 관행을 탈피해 지속가능한 축산을 지향하는 대표님의 철학과 그 결과물이 참 멋있었다.
나 또한 앞으로 남들과 차별화되는 나만의 농장 또 나만의 농업을 가꾸어보리라 다짐한다.
고진섭(제주대 원예학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