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신용호 선생 영면 20주기 추모 행사
1. 대산의 유산,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연대
2. [심포지엄] 농農의 가치 확산과 교육의 역할
3. [토크쇼]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협력과 연대
신수경 대산농촌재단 사무국장(사회): 32년간 대산농촌재단과 인연을 맺은 분이 약 15만 명입니다. 그 중 특별히 여섯 분을 모시고,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나는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협력과 연대’의 이야기를 나누겠습니다.
곽미옥 샘말농원 대표(농업연구 연구자): 저는 강원 영월군에서 토종다래를 재배하고 있어요. 토종다래는 키위 사촌인데요, 키위가 계란이라면 토종다래는 풋대추 정도의 크기죠. 당도도 높고 맛이 진해 매력적이에요. 그런데 생과는 상처가 나고 쉽게 물러져 가공을 고민했어요. 마침 대산농촌재단에서 농업연구를 지원한다는 공고를 보고 계획서를 내게 되었어요. 다래를 동결건조해서 분말로 만드는 연구였는데, 실패했어요. 그렇지만 추출과 착즙 방법을 찾아내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했죠. 현재 영월토종다래연구회 회원도 늘고, 토종다래 재배면적도 점점 늘고 있어요. 농민으로서 연구를 주도하는 것이 너무나 귀한 경험이었고, 토종다래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기쁨도 있었어요.
원혜덕 평화나무농장 대표(대산농업연수 연수자): 생명역동농업으로 농사를 짓고 있어요. 6년 전에 대산농업연수로 호주에 가서 공동체지원농업,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라는 것을 알았어요. 소비자 회원이 미리 회비를 내고, 농민은 농산물이 생산될 때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거죠. 어떻게 이런 판매 방식이 있는지 정말 놀랐어요. 연수를 다녀온 다음 해부터 저도 SNS를 통해 CSA 회원을 모집했는데 정말 호응이 좋았어요. 나와 가족을 위해 CSA 회원이 되는 분도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더라고요. 환경과 생태를 생각하는 농사를 짓는 사람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거예요. 공동생산자인 소비자 덕분에 이렇게 농장을 안정적으로, 칭찬받으면서 꾸려나가고 있으니까 너무나 감사하죠.
조형진 전주MBC PD(대산농업전문언론장학생): 저는 농업전문언론장학생 1기로 전주MBC에서 <농업이 미래다>, <두근두근 팜팜>을 제작했고, 현재는 청년여성농업인을 응원하는 <마녀들의 포레스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농촌 현장을 다니면서 농민에게 많은 걸 배웠어요. 제가 만난 농민들은 다 철학자들이시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10년 정도 꾸준히 농업 프로그램을 만들었더니, 이제는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좀 마련되었어요. 사실 농업 프로그램은 인기 있는 콘텐츠는 아니에요. 자본에 종속되는 프로그램의 성격상 일부 농촌을 희화화하는 경우가 많죠. 농업을 지지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게 공적 재원과 플랫폼이 확장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나라 FAO한국협력연락사무소 부소장(대산장학생): UN FAO(식량농업기구)는 식량과 관련한 정확한 수치를 조사하여 정책 입안자들이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는 2021년 4월에 개소한 한국협력연락사무소에서 부소장으로 근무하고 있고요. 농업·농촌과 관련해 한국이 과거 어려운 시절을 이겨낸 경험과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공유하는 일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산장학생으로 장학금을 받고 연수를 가면 신나는 것이 다였는데, 다양한 경험을 하고 농업 분야에서 일하면서, 연수의 의미와 가치를 더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 경험들이 토대가 되어 2022년에는 대산농촌재단과 함께 국제학교 학생들이 3박 4일간 농촌 현장을 경험하는 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어떤 일을 하든, 농업과 농촌의 가치를 마음에 품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학생과 학부모의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이동현 농업회사법인(주)미실란 대표(대산농촌상 수상자): 얼떨결에 곡성에 강의하러 갔다가 정착한 지 18년이 되었습니다. 기후와 친환경에 적합한 품종, 쌀의 가치를 더 알릴 수 있는 품종을 연구하고 있고요. 발아현미와 발아현미 가공품을 생산하면서 미실란을 다양한 문화 복합 공간으로 만들고, ‘밥으로 승부하는’ 밥집 ‘반하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김탁환 작가를 만나 생태책방을 여는 등 다양한 일들을 자꾸 벌이고 있어요. 지금은 7명의 청년이 함께 미실란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미실란이 농촌으로 오는 청년들에게 든든하고 건강한 버팀목과 비빌 언덕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김두리 두리농원 사무국장(청촌맛여행 운영기관 담당자): 저는 패션 디자인을 공부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요, 부모님이 운영하는 농장을 조금씩 돕다가 아예 내려오게 되었어요. 농촌에 오니 아름다운 풍경도, 옷에 묻은 흙도, 땀 냄새도 좋아졌고, 다양한 생명과 공생한다는 것도 너무 좋아요. 나무를 뚫고 알을 낳는 딱따구리며, 길고양이, 청계란을 나눠주는 할머니 뭐 이런 것들까지 농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요즈음은 ‘청촌맛여행’이라고 도시 청년들에게 농촌과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요, 저랑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서 좀 더 편하게 하고 있어요. 2박 3일 일정을 끝내고 소감 발표 시간에 “농업·농촌에 관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뿌듯한 마음도 듭니다.
신수경: 우리가 지속 가능한 농업과 농촌, 사회를 위해 할 일은 같이, 더 넓게, 더 많이 함께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연대의 힘이죠. 오늘 의미 있는 이야기를 나눠주신 여섯 분께 다시 한번 박수 부탁드립니다.
대산 신용호 선생 영면 20주기 추모 행사
1. 대산의 유산,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연대
2. [심포지엄] 농農의 가치 확산과 교육의 역할
3. [토크쇼] 지속 가능한 농農을 위한 협력과 연대